이 글에서는 과학자들이 명확한 이유를 들어 “절대 불가능하다”고 말했지만, 결국 현실이 되어버린 사례들을 살펴본다. 이는 과학자 개인의 오류를 비난하기 위함이 아니라, 과학적 예측이 갖는 구조적 한계와 과학이라는 지식 체계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함이다.
과학은 정확함과 논리를 중시하는 학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흔히 과학자들의 말이라면 신뢰할 만하고, 특히 “불가능하다”라는 단정은 충분한 근거 위에서 내려졌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과학사의 기록을 차분히 들여다보면, 이러한 믿음은 여러 차례 배반당한다. 당대 최고의 과학자들조차 미래를 완전히 예측하지 못했고, 오히려 단호한 부정이 이후의 혁신을 더 극적으로 보이게 만든 사례도 적지 않다.

1. 인간은 기계로 하늘을 날 수 없다
19세기 말까지 인간 비행은 신화나 문학 속 상상에 가까웠다. 과학적으로도 회의적인 시선이 우세했다. 당시 물리학자들은 공기 저항, 양력, 동력 전달 문제를 분석하며 지속적 비행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1895년, 저명한 천문학자 사이먼 뉴컴은 비행 기계의 실현 가능성을 전면 부정했다. 그는 인간이 만든 기계로 새처럼 날 수 있으려면 현재 알려진 물리 법칙을 넘어서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과학적 계산에 기반한 합리적인 결론처럼 보였다.
그러나 뉴컴의 예측이 발표된 지 불과 몇 년 뒤, 라이트 형제는 동력 비행에 성공한다. 이들의 성공은 기존 계산이 틀렸다기보다는, 계산에 포함되지 않았던 변수들(경량 구조, 프로펠러 설계, 조종 기술)이 결정적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이 사례는 과학적 예측이 종종 현재의 기술 틀 안에서만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잘 드러낸다.
2. 지구의 중력은 극복될 수 없다: 우주 비행의 불가능성
로켓을 이용해 지구 중력을 벗어난다는 개념은 오랫동안 공상 과학 소설의 전유물이었다. 일부 과학자들은 로켓이 진공 상태에서는 추진력을 얻을 수 없다고 믿었고, 이는 로켓의 기본 원리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20세기 초, 우주 비행을 주장하는 연구자들은 비현실적인 몽상가로 취급되었다. 과학계는 막대한 연료 문제, 구조적 안정성, 인간 생존 문제를 이유로 우주 비행은 실현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로켓 추진의 물리적 원리가 명확히 이해되고, 기술적 진보가 축적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인류는 인공위성을 쏘아 올렸고, 마침내 달에 착륙했다. 불가능하다는 예측은 과학적 사실이 아니라, 당시의 기술적 상상력 한계였던 셈이다.
3. 컴퓨터는 전 세계에 몇 대면 충분하다
초기 컴퓨터는 방 하나를 가득 채울 정도로 거대했고, 막대한 비용과 전문 인력이 필요했다. 이런 상황에서 컴퓨터가 일상에 보급될 것이라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20세기 중반, 일부 과학자와 행정 책임자들은 컴퓨터의 수요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 판단했다. 계산과 통계 처리를 위한 특수 장비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도체 기술의 발전과 개인용 컴퓨터의 등장은 이 예측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컴퓨터는 계산 기계를 넘어, 소통과 창작, 사회 구조 전반을 바꾸는 도구가 되었다. 문제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기술이 사용되는 방식이 얼마나 빠르게 확장될 수 있는지를 예측하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4. 원자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물질의 끝
‘아톰(atom)’이라는 단어는 그리스어로 ‘나눌 수 없는 것’을 의미한다. 19세기 말까지 원자는 물질을 구성하는 최종 단위로 여겨졌고, 많은 과학자들은 이 이상은 탐구할 영역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전자의 발견을 시작으로 원자핵 구조가 밝혀지면서 이 믿음은 무너졌다. 이후 물질은 양성자, 중성자, 더 작은 입자들로 계속 분해되었다. 원자가 최종 단위라는 예측은 과학적 확신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임시적인 결론에 불과했다.
이 사례는 과학에서 ‘최종 이론’이라는 말이 얼마나 조심스럽게 사용되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5. 인간의 유전 정보는 바꿀 수 없다
한때 유전자는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운명처럼 여겨졌다. 유전 정보를 인위적으로 조작한다는 발상은 과학적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생명은 관찰의 대상이지, 수정의 대상이 아니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DNA 구조가 밝혀지고 분자생물학이 발전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유전자 편집 기술은 이론을 넘어 현실이 되었고, 생명에 대한 인간의 개입 범위는 급격히 확장되었다.
이 변화는 과학이 윤리와 사회적 논의까지 함께 요구하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왜 과학자들의 예측은 반복해서 틀리는가
이 사례들의 공통점은 과학자들이 무지하거나 무능해서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그들은 당시 기준에서 가장 합리적인 판단을 내렸다. 문제는 미래의 기술과 사고 방식이 현재의 지식 체계를 어떻게 넘어설지를 예측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데 있다. 과학은 기존 이론의 연장선에서만 발전하지 않는다. 때로는 전혀 다른 접근과 발상이 등장하며, ‘불가능’의 기준 자체를 바꾼다.
과학의 진짜 강점은 틀릴 수 있다는 데 있다
과학자들이 남긴 잘못된 예측들은 과학의 실패가 아니다. 오히려 과학이 고정된 진리가 아니라, 끊임없이 수정되고 갱신되는 지식 체계임을 보여주는 증거다.
오늘날 우리가 불가능하다고 단정하는 것들 역시, 미래에는 평범한 기술이나 일상이 될 수 있다. 과학의 진정한 힘은 ‘절대 불가능’이라는 말을 가장 늦게 하는 태도에 있을지도 모른다.